사례: 쉬웨이, 아들을 위해 약을 직접 만든 아버지
Sid는 창업자였고 Paul은 데이터과학자였습니다. 이번 주인공은 가진 게 가장 적었던 사람입니다. 중국 쿤밍의 쉬웨이(徐伟): 고졸 학력에 특별한 과학 훈련도 없던 90년대생 아버지입니다. 두 살배기 아들 하오양(颢洋)이 희귀병 진단을 받고 치료제를 구할 수 없게 되자, 그는 직접 약을 만들기로 합니다.
이 사례는 앞선 둘과 결이 조금 다릅니다. 시퀀싱·표적 발굴보다 논문을 읽고 화학물질을 직접 합성한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그 밑바탕의 태도, “내가 배워서 내가 한다”, 는 똑같고, 뒤에서 보듯 결국 유전자치료로까지 이어집니다.
1. 무슨 일이 있었나: 진단
섹션 제목: “1. 무슨 일이 있었나: 진단”2020년, 아들 하오양은 멘케스 증후군(Menkes syndrome)1 진단을 받습니다. 몸이 구리를 제대로 운반하지 못하는 유전병으로, 구리는 뇌·신경 발달에 필수라 결핍되면 치명적입니다. 주로 남아에게 나타나는 매우 드문 질환이며, 집단과 조사 방법에 따라 발생 빈도 추정도 크게 다릅니다. NCBI GeneReviews에 따르면 조기에 치료하지 않은 전형적 멘케스 환자는 대개 생후 7개월에서 3.5년 사이에 사망합니다.
문제는 치료제였습니다. 초기 멘케스에 쓰이는 구리-히스티딘(copper histidine)2은 당시 중국에서 구할 수 없었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에서 들여오거나 치료받으러 나가는 길도 막혀 있었습니다. 이 과정은 2021년 AFP 보도와 South China Morning Post 보도에 기록돼 있습니다.
2. 무엇을 했나: 헬스장을 실험실로
섹션 제목: “2. 무엇을 했나: 헬스장을 실험실로”치료제를 구할 길이 막히자, 쉬웨이는 스스로 약을 만들기로 합니다.
- 논문 독학: 영어를 잘 못했지만 번역 소프트웨어로 해외 의학 논문을 한 줄씩 읽으며 구리-히스티딘의 제조법을 익혔습니다.
- 집 실험실: 아버지가 운영하던 헬스장을 개조해 실험 공간을 만들고, 필요한 시약과 장비를 구했습니다.
- 직접 합성: 염화구리(CuCl₂·2H₂O)·히스티딘·수산화나트륨·물을 배합해 구리-히스티딘 용액을 만들었습니다. 토끼와 자신의 몸에 먼저 시험한 뒤 아들에게 투여했습니다. 제조 과정과 실험 순서는 AFP가 취재한 당시 보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쉬웨이는 투여 약 2주 뒤 일부 혈액검사 수치가 정상 범위로 돌아왔다고 AFP에 설명했습니다. 이는 아버지가 언론에 전한 관찰이며, 전반적인 임상 호전이나 치료 효과가 입증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3. 멈추지 않고: 유전자치료까지
섹션 제목: “3. 멈추지 않고: 유전자치료까지”쉬웨이는 자작 약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구리-히스티딘은 구리를 보충해줄 뿐 뇌로 구리를 전달하는 근본 문제는 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 그는 구리를 뇌까지 실어 나르는 후보 물질 elesclomol3로 눈을 돌렸고,
- 나아가 멘케스의 원인 유전자(ATP7A4)를 겨냥한 유전자치료5를 추진합니다.
- 2022년 여름, 의료진과 VectorBuilder, 란투바이오가 함께 개발한 AAV 유전자치료 후보가 하오양에게 투여됐습니다. 참여 기관과 당시 보도는 이를 세계 최초의 멘케스 유전자치료 시도로 소개했습니다. 이 연구는 ClinicalTrials.gov에 NCT05507996으로 등록됐으며, 등록부에는 실제 참여자 1명, 2022년 11월 연구자 결정에 따른 조기 종료로 기록돼 있습니다.
고졸 아버지가, 자기 아들의 병을 두고 자작 약 → 물질 탐색 → 연구기관과의 단일 환자 유전자치료 연구까지 밀고 간 것입니다.
4. 근황 (2024)
섹션 제목: “4. 근황 (2024)”- 아들: 2022년 후속 보도에서 쉬웨이는 유전자치료 뒤 하오양이 머리를 좌우로 돌리고 팔다리를 전보다 높이 드는 변화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2024년 중국 바이오산업 매체가 전한 공개 근황에서도 상태가 비교적 안정적이고 움직임이 나아졌다고 했습니다. 두 내용 모두 보호자가 공개한 경과입니다.
- 아버지: 같은 2024년 근황 보도에 따르면 쉬웨이는 성인고시(成人高考)를 거쳐 학사 학위를 취득했고, 유전학을 더 공부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자신의 실험 공간을 다른 희귀질환 가족에게도 열겠다는 뜻도 전했습니다.
- 파급: 쉬웨이의 이야기는 2021년 AFP와 SCMP 등 여러 매체에 보도됐습니다. 보도를 접한 VectorBuilder의 개발진이 란투바이오, 의료진과 유전자치료 개발에 참여하면서 개인의 시도는 정식 연구 협력으로 이어졌습니다.
5. 정직한 한계
섹션 제목: “5. 정직한 한계”멘케스는 매우 중증의 병이고, 구리-히스티딘의 신경학적 효과는 생후 첫 수주처럼 아주 이른 시기에 시작했는지에 크게 좌우됩니다. 이미 진행된 손상을 되돌리는 치료는 아닙니다. 쉬웨이의 자작 약에는 순도·용량·오염이라는 큰 위험이 있었고, 그가 개인으로서 감당한 위험과 규제의 무게도 이 사례의 일부입니다. 또한 한 아이에게서 관찰된 변화만으로 유전자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을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6. 세 사례의 공통점
섹션 제목: “6. 세 사례의 공통점”Sid·Paul·쉬웨이: 배경도 자원도 달랐지만 셋은 같은 선 위에 있습니다.
| Sid | Paul | 쉬웨이 | |
|---|---|---|---|
| 배경 | 창업자·자본·팀 | 데이터과학자 | 고졸·최소 자원 |
| 대상 | 자기 몸 | 반려견 | 자기 아들 |
| 핵심 행위 | 데이터로 표적 찾기 | AI로 표적 찾기 | 논문 독학 → 약 자작 → 유전자치료 |
배경도 자원도 달랐지만 셋을 관통하는 한 문장은 같습니다: “남에게 맡기지 않고, 배워서, 직접, 끝까지, 공개한다.” 쉬웨이는 이 중 가장 적은 것으로 시작해, 결국 정식 학업과 임상으로까지 나아간 사례입니다.
7. 우리 스터디와의 연결
섹션 제목: “7. 우리 스터디와의 연결”쉬웨이의 이야기는 우리 핸드북의 주제를 다른 각도에서 비춥니다. Sid·Paul이 데이터를 읽어 표적을 찾는 쪽이었다면, 쉬웨이는 원 논문을 독학해 직접 실행하는 쪽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끝에서 그도 결국 유전자(ATP7A)와 유전자치료에 닿았습니다.
우리가 이 핸드북에서 기르려는 것도 결국 같은 능력입니다: 1차 자료(데이터·논문)를 스스로 읽고 이해하는 힘. 그 힘이 있으면, 배경이 무엇이든 자기 문제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것을, 세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보여줍니다.
- NCBI GeneReviews: ATP7A-Related Copper Transport Disorders
- AFP: Chinese dad makes medicine for dying son
- South China Morning Post: Chinese father could not find drugs to treat his son
- The World of Chinese: I Made My Own Medicine to Keep My Son Alive
- ClinicalTrials.gov: NCT05507996
- VectorBuilder: 멘케스 유전자치료 개발 경과
- 南方都市报: 유전자치료 투여 뒤 한 달 경과
- PharnexCloud: 2024년 쉬웨이와 하오양의 공개 근황
Footnotes
섹션 제목: “Footnotes”-
멘케스 증후군(Menkes syndrome): 몸이 구리(copper)를 세포 안팎으로 옮기지 못하는 유전병. 구리는 뇌·신경·결합조직 발달에 꼭 필요한 미량원소라, 부족하면 신경 발달이 심각하게 손상됩니다. X염색체의 ATP7A 유전자 이상이 원인이라 주로 남아에게 나타나고, 곱슬거리는 옅은 모발이 특징이라 “곱슬머리 증후군”으로도 불립니다. ↩
-
구리-히스티딘(copper histidine): 구리 이온을 아미노산 히스티딘에 결합시킨 물질. 멘케스 환자에게 부족한 구리를 주사로 보충해주는 치료제입니다. 아주 이른 시기(생후 초기)에 시작해야 신경 손상을 일부 늦출 수 있고, 이미 진행된 손상을 되돌리거나 병을 완치하지는 못합니다. ↩
-
elesclomol(엘레스클로몰): 구리 이온과 결합해 세포 안, 특히 뇌로 구리를 전달하는 것을 돕는 물질(구리 이오노포어). 원래 항암 후보물질로 연구됐는데, 멘케스처럼 구리를 뇌로 못 보내는 병에서 전달을 개선할 가능성으로 주목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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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P7A: 세포 안에서 구리를 필요한 곳으로 실어 나르는 구리 수송 단백질의 설계도 유전자. 이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구리가 제대로 분배되지 못해 멘케스 증후군이 생깁니다. 유전자치료는 이 고장 난 유전자의 정상 사본을 몸에 넣어주는 접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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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치료(gene therapy): 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자체를 고치거나 대체하는 치료. 보통 정상 유전자의 사본을 바이러스 같은 운반체에 실어 몸에 넣어, 고장 난 유전자가 못 하던 일을 대신하게 합니다. 증상만 다스리는 게 아니라 근본 원인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접근이 다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