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쉬웨이, 아들을 위해 약을 직접 만든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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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는 창업자였고 Paul은 데이터과학자였습니다. 이번 주인공은 가진 게 가장 적었던 사람입니다. 중국 쿤밍의 쉬웨이(徐伟): 고졸 학력에 특별한 과학 훈련도 없던 90년대생 아버지입니다. 두 살배기 아들 하오양(颢洋)이 손쓸 수 없는 희귀병 진단을 받자, 그는 직접 약을 만들기로 합니다.
이 사례는 앞선 둘과 결이 조금 다릅니다. 시퀀싱·표적 발굴보다 논문을 읽고 화학물질을 직접 합성한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그 밑바탕의 태도, “내가 배워서 내가 한다”, 는 똑같고, 뒤에서 보듯 결국 유전자치료로까지 이어집니다.
1. 무슨 일이 있었나: 진단
섹션 제목: “1. 무슨 일이 있었나: 진단”2020년, 아들 하오양은 멘케스 증후군(Menkes syndrome)1 진단을 받습니다. 몸이 구리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유전병으로, 구리는 뇌·신경 발달에 필수라 결핍되면 치명적입니다. 주로 남아에게 나타나고 약 10만~20만 명 중 1명꼴로 드물며, 치료하지 않으면 대개 세 살을 넘기지 못합니다.
문제는 치료제였습니다. 초기 멘케스에 쓰이는 구리-히스티딘(copper histidine)2은 당시 중국에서 구할 수 없었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에서 들여오거나 치료받으러 나가는 길도 막혀 있었습니다.
2. 무엇을 했나: 헬스장을 실험실로
섹션 제목: “2. 무엇을 했나: 헬스장을 실험실로”의사도 약도 없는 막다른 길에서, 쉬웨이는 스스로 약을 만들기로 합니다.
- 논문 독학: 영어를 잘 못했지만 번역 소프트웨어로 해외 의학 논문을 한 줄씩 읽으며 구리-히스티딘의 제조법을 익혔습니다.
- 집 실험실: 아버지가 운영하던 헬스장을 개조해 실험 공간을 만들고, 필요한 시약과 장비를 구했습니다.
- 직접 합성: 염화구리(CuCl₂·2H₂O)·히스티딘·수산화나트륨·물을 배합해 구리-히스티딘 용액을 만들었습니다. 안전을 위해 먼저 자신의 몸과 토끼 등에 시험한 뒤 아들에게 썼습니다.
투여 후 약 2주 만에 아들의 상태에 일부 호전이 나타났습니다.
3. 멈추지 않고: 유전자치료까지
섹션 제목: “3. 멈추지 않고: 유전자치료까지”쉬웨이는 자작 약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구리-히스티딘은 구리를 보충해줄 뿐 뇌로 구리를 전달하는 근본 문제는 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 그는 구리를 뇌까지 실어 나르는 후보 물질 elesclomol3로 눈을 돌렸고,
- 나아가 멘케스의 원인 유전자(ATP7A4)를 겨냥한 유전자치료5를 추진합니다.
- 2022년 6월, 그는 중국 최초의 멘케스 유전자치료 임상을 이끌어 완료했습니다.
고졸 아버지가, 자기 아들의 병을 두고 자작 약 → 물질 탐색 → 유전자치료 임상까지 밀고 간 것입니다.
4. 근황 (2024)
섹션 제목: “4. 근황 (2024)”- 아들: 유전자치료 후 하오양은 머리를 좌우로 가누는 힘이 생기고 팔다리를 높이 뻗는 등, 이전엔 거의 없던 변화를 보였습니다.
- 아버지: 쉬웨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성인고시(成人高考)로 학사 학위를 취득했고, 유전학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기 아이를 구하는 것을 넘어 다른 희귀병 환자들을 돕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 파급: 그의 사례는 국제적으로 보도됐고(2021년 로이터·SCMP 등), 이후 바이오텍 VectorBuilder가 멘케스 유전자치료 연구에 착수하는 등 반향을 낳았습니다.
5. 정직한 한계
섹션 제목: “5. 정직한 한계”6. 세 사례의 공통점
섹션 제목: “6. 세 사례의 공통점”Sid·Paul·쉬웨이: 배경도 자원도 달랐지만 셋은 같은 선 위에 있습니다.
| Sid | Paul | 쉬웨이 | |
|---|---|---|---|
| 배경 | 창업자·자본·팀 | 데이터과학자 | 고졸·최소 자원 |
| 대상 | 자기 몸 | 반려견 | 자기 아들 |
| 핵심 행위 | 데이터로 표적 찾기 | AI로 표적 찾기 | 논문 독학 → 약 자작 → 유전자치료 |
배경도 자원도 달랐지만 셋을 관통하는 한 문장은 같습니다: “남에게 맡기지 않고, 배워서, 직접, 끝까지, 공개한다.” 쉬웨이는 이 중 가장 적은 것으로 시작해, 결국 정식 학업과 임상으로까지 나아간 사례입니다.
7. 우리 스터디와의 연결
섹션 제목: “7. 우리 스터디와의 연결”쉬웨이의 이야기는 우리 핸드북의 주제를 다른 각도에서 비춥니다. Sid·Paul이 데이터를 읽어 표적을 찾는 쪽이었다면, 쉬웨이는 원 논문을 독학해 직접 실행하는 쪽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끝에서 그도 결국 유전자(ATP7A)와 유전자치료에 닿았습니다.
우리가 이 핸드북에서 기르려는 것도 결국 같은 능력입니다: 1차 자료(데이터·논문)를 스스로 읽고 이해하는 힘. 그 힘이 있으면, 배경이 무엇이든 자기 문제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것을, 세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보여줍니다. 동시에 세 사례 모두, 실제 치료·제조·임상은 전문가와 제도의 영역이라는 경계도 함께 알려줍니다.
참고: 2021년 로이터·South China Morning Post·Euronews 등 국제 보도 및 중국 매체(新京报·大众网 등) 후속 보도. Menkes·ATP7A·유전자치료 등 개별 용어는 공개 의학 자료 기준.
Footnotes
섹션 제목: “Footnotes”-
멘케스 증후군(Menkes syndrome): 몸이 구리(copper)를 세포 안팎으로 옮기지 못하는 유전병. 구리는 뇌·신경·결합조직 발달에 꼭 필요한 미량원소라, 부족하면 신경 발달이 심각하게 손상됩니다. X염색체의 ATP7A 유전자 이상이 원인이라 주로 남아에게 나타나고, 곱슬거리는 옅은 모발이 특징이라 “곱슬머리 증후군”으로도 불립니다. ↩
-
구리-히스티딘(copper histidine): 구리 이온을 아미노산 히스티딘에 결합시킨 물질. 멘케스 환자에게 부족한 구리를 주사로 보충해주는 치료제입니다. 아주 이른 시기(생후 초기)에 시작해야 신경 손상을 일부 늦출 수 있고, 이미 진행된 손상을 되돌리거나 병을 완치하지는 못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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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sclomol(엘레스클로몰): 구리 이온과 결합해 세포 안, 특히 뇌로 구리를 전달하는 것을 돕는 물질(구리 이오노포어). 원래 항암 후보물질로 연구됐는데, 멘케스처럼 구리를 뇌로 못 보내는 병에서 전달을 개선할 가능성으로 주목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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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P7A: 세포 안에서 구리를 필요한 곳으로 실어 나르는 구리 수송 단백질의 설계도 유전자. 이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구리가 제대로 분배되지 못해 멘케스 증후군이 생깁니다. 유전자치료는 이 고장 난 유전자의 정상 사본을 몸에 넣어주는 접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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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치료(gene therapy): 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자체를 고치거나 대체하는 치료. 보통 정상 유전자의 사본을 바이러스 같은 운반체에 실어 몸에 넣어, 고장 난 유전자가 못 하던 일을 대신하게 합니다. 증상만 다스리는 게 아니라 근본 원인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접근이 다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