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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Sid Sijbrandij, 자기 암을 직접 연구한 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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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우리 스터디와 이 사이트가 시작된 이유, 바로 그 사례를 다룹니다. 주인공은 Sytse “Sid” Sijbrandij: 우리에게 익숙한 개발 협업 도구 GitLab의 공동창업자입니다. 그는 45세에 희귀암 진단을 받은 뒤, 개발자가 장애를 디버깅하듯 자신의 병을 데이터로 분해하고 치료를 직접 설계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공개했죠.

“It became my own job to keep myself alive. Nobody else was going to do it for me at this point.” : “나를 살아 있게 하는 게 내 일이 됐다. 이 시점에 나 대신 그걸 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한 사례 안에, 우리가 앞으로 배울 모든 것이 들어 있습니다. RNA 시퀀싱이 뭔지, 싱글셀 데이터가 왜 중요한지, 그 데이터가 실제로 어떻게 치료로 이어지는지: 교과서가 아니라 한 사람의 몸에서 벌어진 실제 이야기로, 가능한 한 그의 직접 한 말을 따라 읽어봅시다.

1. 무슨 일이 있었나: 진단과 막다른 길

섹션 제목: “1. 무슨 일이 있었나: 진단과 막다른 길”

2022년 11월 10일, 당시 45세였던 Sid는 척추 5번뼈(T5)에서 6cm 종괴를 발견합니다. 진단명은 골육종(osteosarcoma).

척추(T4/T5) 종양의 시점별 PET/CT 영상

척추 종양을 시점별로 추적한 PET/CT 영상.

🧩 골육종이란? “osteo(뼈) + sarcoma(육종)” = 뼈에 생기는 암입니다. 주로 소아·청소년에게 드물게 나타나는 암이라, 건강한 중년에게 생기는 건 매우 이례적입니다.

처음에 그는 보통의 환자처럼 했습니다. 즉, 전문가에게 맡겼습니다.

“When I was first diagnosed with cancer in 2022, I delegated the crucial analyses and decisions about my care to others.” : “2022년에 처음 진단받았을 때, 나는 치료에 관한 중요한 분석과 결정을 다른 사람들에게 맡겼다.”

치료의 시작은 표준적이었습니다 (이른바 표준 치료(Standard of Care) 단계, 2022–2024).

  • 수술 (2022.12): 암이 생긴 T4/T5 척추뼈를 제거하고, 그 자리를 티타늄으로 고정
  • 방사선 (2023.1–2): 흉추에 정위방사선치료(SBRT): 종양에 정밀하게 방사선을 쏘는 방법
  • 항암화학요법 (2023.2–6): Cisplatin + Doxorubicin 4사이클, 이어 Doxorubicin + Ifosfamide 2사이클. 수혈을 4번 받아야 했고, 본인 표현으로 “devastating(처참했다)”

이 조합으로 한동안 완화(remission) 됐습니다. 하지만 2024년, 암이 재발합니다. 그리고 보통 환자의 여정은 여기서 벽에 부딪힙니다.

“In late 2024, when my cancer reappeared and my doctors told me I had exhausted the standard of care and there were no trials for my situation, I realized that assumption might, quite literally, kill me.” : “2024년 말 암이 재발하고, 의사들이 ‘표준 치료는 다 썼고 당신에게 맞는 임상시험도 없다’고 했을 때, 나는 (남에게 맡긴다는) 그 전제가 말 그대로 나를 죽일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 개발자의 언어로 바꾸면: “문서에 적힌 해결책을 다 시도했는데도 버그가 안 잡힌” 상태. 보통은 여기서 포기하거나 기다립니다. Sid는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2. 의사와 환자는 “목적함수”가 다르다

섹션 제목: “2. 의사와 환자는 “목적함수”가 다르다”

Sid가 직접 키를 잡기로 한 결정의 밑바닥에는, 그가 날카롭게 짚은 한 가지 통찰이 있습니다. 의사와 환자는 최적화하려는 목표 자체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 의사의 목적함수: 책임(liability) 최소화. 의사의 법적 책임은 보통 “어떤 치료를 처방했는데 심각한 부작용(심하면 사망)이 생겼을 때” 발생합니다. 그래서 검증되지 않은 치료를 피하려는 강한 동기가 있습니다.
  • 환자의 목적함수: 생존(survivability) 최대화. 환자에게 중요한 건 “부작용으로 죽느냐”가 아니라 “어떻게든 사느냐”입니다.

Sid는 이 차이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In my case, because it’s a nasty cancer with medieval medicine, I’d rather die from a treatment than from the cancer. … That is not what you will get with doctors. They have very different incentives than you.” : “내 경우엔, 이게 변변한 치료법도 없는 고약한 암이라서, 나는 차라리 암이 아니라 치료 때문에 죽는 쪽을 택하겠다. … 그런데 그건 의사에게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의사들은 당신과 매우 다른 인센티브를 갖고 있다.”

그래서 그가 한 일은,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자신의 목적함수를 “책임 최소화”에서 “생존 최대화”로 바꿔 끼운 것.

💡 개발자에게 익숙한 말로: 같은 시스템을 두고 최적화 목표(objective function)를 바꾸면 완전히 다른 결정이 나옵니다. “장애를 안 내는 것”을 최적화하는 팀과 “사용자 가치를 최대화하는 것”을 최적화하는 팀이 다른 선택을 하듯이요. 둘 다 합리적이지만, 누구의 목표를 최적화하느냐가 다릅니다. Sid는 의사를 비난한 게 아니라, 자기 생존이라는 목표는 자기가 직접 최적화해야 한다는 걸 받아들인 겁니다.

이것이 다음 장의 “파운더 모드”로 이어집니다.

3. “파운더 모드”: 환자가 아니라 창업자처럼

섹션 제목: “3. “파운더 모드”: 환자가 아니라 창업자처럼”

Sid는 자신의 치료를 하나의 스타트업 프로젝트처럼 다루기로 합니다. 그는 이걸 “Managing my health in Founder Mode(파운더 모드로 내 건강을 경영한다)” 라고 표현했습니다.

“Founder Mode meant going deep on every diagnostic and treatment option.” : “파운더 모드란, 모든 진단과 치료 옵션을 깊게 파고든다는 뜻이었다.”

그 바탕에는 그가 GitLab을 키운 철학이 그대로 있습니다.

“One of the core principles of the first company I founded, GitLab, was radical transparency, and it’s a principle I am bringing to my cancer care.” : “내가 처음 세운 회사 GitLab의 핵심 원칙 중 하나가 ‘급진적 투명성(radical transparency)‘이었고, 나는 그 원칙을 내 암 치료에 그대로 가져오고 있다.”

이 정신으로 그는 재발(2024) 이후 4가지 원칙을 세웁니다.

  1. Maximal Diagnostics (최대한의 진단) 가능한 모든 진단 기술을 동원해 종양을 최대한 정밀하게 분석. 치료법을 바로 정하지 못하더라도 일단 데이터를 확보한다.
  2. Making Treatments (치료를 직접 만든다) 종양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 치료를 설계: 표적치료·백신·세포치료 등 다양한 옵션을 검토.
  3. Treatments in Parallel (병렬 치료) 하나씩 순서대로가 아니라, 여러 치료 가설을 동시에 검증해 시간을 번다.
  4. Open-source & Scale (공개와 확장) 진단 데이터와 치료 과정을 공개해, 같은 접근법을 다른 환자도 쓸 수 있도록 체계화. 그가 정리한 “Sid Health Notes” 는 2025년 기준 1,000페이지가 넘습니다.

💡 이건 사실 엔지니어링 문화 그 자체입니다. 측정(로깅) → 가설 → 병렬 실험(A/B 테스트) → 오픈소스 공개. Sid는 GitLab을 만든 방식 그대로 자기 병에 적용한 셈입니다.

Maximal Diagnostics: 가능한 모든 진단을 동원해 데이터를 확보

“Maximal Diagnostics”: 치료법을 바로 정하지 못하더라도, 가능한 모든 진단을 먼저 돌려 데이터부터 확보한다.

그 결과 그는 엄청난 데이터를 만들어냈고, 약 25TB(테라바이트) 를 인터넷에 통째로 공개했습니다.

4. 이 사례의 핵심: “데이터가 치료를 만든다”

섹션 제목: “4. 이 사례의 핵심: “데이터가 치료를 만든다””

여기가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Sid가 시도한 치료들은 전부, 시퀀싱 데이터에서 “공격할 표적(타겟)“을 찾아내어 설계됐습니다.

이 흐름, 데이터를 읽는다 → 암의 약점을 찾는다 → 그 약점을 공격하는 치료를 만든다, 이 바로 우리가 앞으로 모든 세션에서 배울 패턴입니다.

🧩 시퀀싱(sequencing)이란? 세포 안의 DNA나 RNA의 “글자 서열”을 읽어내는 기술입니다. 개발자식 비유로는 시스템 로그를 수집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DNA는 “설계도(소스 코드)”, RNA는 “지금 실제로 실행 중인 코드(런타임 로그)“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암세포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려면 RNA를, 어떤 변이가 박혀 있는지 보려면 DNA를 읽습니다.

데이터가 효과를 “증명”한 순간

섹션 제목: “데이터가 효과를 “증명”한 순간”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으니, 가장 인상적인 수치 하나로 시작하겠습니다. 그의 팀이 싱글셀 시퀀싱으로 종양에 침투한 면역세포를 분석했더니:

  • 재발 당시: 침투 면역세포 중 T세포1 비율 19%
  • (병렬 면역치료) 수술 후: T세포 비율 89%

싱글셀로 본 종양 침투 면역세포 구성의 시점별 변화

시점별 종양 내 세포 구성. 면역(T)세포의 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즉, “면역세포 군대가 종양 안으로 쏟아져 들어가고 있다”는 걸 숫자로 확인한 겁니다. 치료가 듣고 있다는 증거를, 느낌이 아니라 데이터로 본 것이죠. 이게 시퀀싱을 배우는 이유입니다.

6가지 치료와 “핵심 데이터” 매핑

섹션 제목: “6가지 치료와 “핵심 데이터” 매핑”

각 치료가 어떤 데이터에서 출발했는지 가 핵심입니다.

#치료핵심 데이터 → 표적
1방사성 리간드 치료싱글셀 시퀀싱 + 타겟 방사성 진단 → FAP2
2개인화 mRNA 백신싱글셀 + DNA/RNA 시퀀싱 → 네오항원3
3개인화 TCR-T싱글셀 시퀀싱 → 종양 반응성 T세포의 TCR4
4기능적 스크리닝약물반응시험 + 잦은 MRD5 검사 → 듣는 기존 약
5MDM2 타겟 치료약물반응 + DNA/RNA 시퀀싱 → 과발현 MDM26
6CAR-T 프로그램싱글셀 + DNA/RNA + 병리염색7 + 방사성 진단 → 표면 클린 타겟8

치료별 의사결정에 쓰인 핵심 데이터 요약

여섯 갈래 치료가 각각 어떤 데이터에서 출발했는지 한눈에.

이제 하나씩, 무슨 뜻인지 풀어보겠습니다.

① 방사성 리간드 치료: 가장 뚜렷한 효과

섹션 제목: “① 방사성 리간드 치료: 가장 뚜렷한 효과”

먼저 싱글셀 시퀀싱으로 종양세포를 검출하고, 정상 조직과 통합 분석해서 암에만 유난히 켜져 있는 유전자(DEG, 발현 차이가 큰 유전자)를 찾았습니다. 그렇게 고른 표적이 FAP입니다.

🧩 싱글셀 시퀀싱이란? 보통의(벌크) 시퀀싱이 “조직 전체를 갈아서 평균을 보는” 것이라면, 싱글셀은 세포 하나하나를 따로 읽는 기술입니다. “전체 평균 응답시간”이 아니라 “요청 하나하나의 로그”를 보는 셈이라, 어떤 세포가 무슨 짓을 하는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 DEG(Differentially Expressed Gene): 정상 대비 암에서 발현량이 크게 다른 유전자. “정상 빌드와 비교해 유독 튀는 로그”를 골라내는 것과 같습니다.

싱글셀 시퀀싱으로 세포 군집을 나눠 표적(FAP)을 탐색

싱글셀 데이터를 세포 군집으로 나눠, 암에만 유난히 켜진 유전자(FAP)를 표적으로 골라낸다.

FAP는 암 자체가 아니라 암을 둘러싸 보호하는 섬유아세포(암 관련 섬유아세포, CAF) 에 많습니다. 여기에 방사성 동위원소(루테튬-177)를 실어 보내(=리간드) 그 보호막 세포를 제거하면, 암 조직의 결속이 느슨해지고 면역세포가 더 잘 침투합니다. 치료 후 PET 영상에서 병변이 사라진 게 확인됐고, 가장 직접적이고 뚜렷한 효과를 보였습니다. (독일의 CURANOSTICUM에서 진행)

② 개인화 mRNA 백신: 면역에게 “수배 전단”을 주다

섹션 제목: “② 개인화 mRNA 백신: 면역에게 “수배 전단”을 주다”

종양 조직의 DNA 시퀀싱으로 변이를 검출해 타겟 유전자를 정하고, RNA 시퀀싱으로 그 변이가 실제로 얼마나 발현되는지 확인해 백신 후보를 선정합니다. 이후 안전성 검증 → 백신 설계·제조 → 투여 및 예후 관찰로 이어집니다.

변이·발현 데이터로 백신 후보(네오항원)를 선정·필터링

수많은 변이 후보 중 실제로 발현되고 면역원성이 높은 것만 추려 백신 후보로 올린다.

🧩 네오항원(neoantigen)이란? 암세포에만 생긴 변이 단백질입니다. 정상세포엔 없으니, 면역세포에게 “이 얼굴을 한 놈을 잡아라”고 알려주는 수배 전단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mRNA 백신은 그 전단을 면역세포에게 전달하는 방법입니다(코로나 백신과 같은 원리).

③ 개인화 TCR-T: 잘 싸우는 면역세포를 복제하다

섹션 제목: “③ 개인화 TCR-T: 잘 싸우는 면역세포를 복제하다”

싱글셀 시퀀싱으로 종양 안의 암 표적 T세포를 관찰하고, 종양 반응성 T세포 클론을 찾아 그것이 실제로 증식(확장)하는지 지켜봅니다. 여러 TCR 후보를 평가해 최종 후보를 정한 뒤, 그 수용체(TCR)를 건강한 T세포에 이식해 다시 몸에 넣어줍니다.

싱글셀로 종양 반응성 T세포 클론을 식별

싱글셀 데이터에서 암과 싸우며 실제로 증식 중인 T세포 클론을 찾아낸다.

💡 비유하면: “현장에서 제일 잘 싸우는 병사”를 찾아 그 무기 설계도(TCR)를 복제해서, 멀쩡한 병사들에게 똑같이 장착시켜 대량 투입하는 것.

④ 기능적 스크리닝: 일단 다 시켜본다

섹션 제목: “④ 기능적 스크리닝: 일단 다 시켜본다”

환자의 살아있는 암세포를 실험실에서 오가노이드(작은 장기 모형)로 키운 뒤, 이미 개발된 약들을 직접 약물반응시험에 걸어 반응이 좋은 약의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여기에 잦은 MRD 검사로 효과를 추적합니다.

약물반응시험 결과: 반응 점수로 약물 우선순위 결정

기 개발된 약들을 환자 세포에 직접 걸어, 반응 점수가 높은 약을 우선순위로 추린다 (예시).

🧩 오가노이드(organoid)란? 환자 세포로 키운 미니 장기 모형입니다. 진짜 사람 몸에 쓰기 전에 “환자의 분신”에게 먼저 약을 테스트하는 샌드박스/스테이징 환경이라고 보면 됩니다.

⑤ MDM2 타겟 치료: 데이터가 단종된 약을 되살리다

섹션 제목: “⑤ MDM2 타겟 치료: 데이터가 단종된 약을 되살리다”

RNA 시퀀싱에서 MDM2발현량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타겟으로 발견됐고, 대규모 암 데이터와 비교해 표적치료 후보로 제시됐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 유전자를 노리는 약이 이미 있었지만 사실상 묻혀 있던 것을, Sid 팀이 자기 데이터를 근거로 재발견해 끌어올렸다는 점입니다.

RNA-seq에서 MDM2가 대조군 대비 과발현된 것을 확인

MDM2의 발현량이 대조군보다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이 한 줄의 신호가 표적이 됐다.

💡 “발현량(expression level)“이 핵심 단서입니다. 같은 유전자라도 얼마나 많이 켜져 있느냐가 다릅니다. 그래서 다음 세션을 벌크 RNA-seq(발현량 측정) 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가장 직관적이거든요.

⑥ CAR-T 프로그램: 표적을 잘못 고르면 위험하다

섹션 제목: “⑥ CAR-T 프로그램: 표적을 잘못 고르면 위험하다”

CAR-T는 ③의 TCR-T와 비슷한 면역세포 치료지만, CAR는 암세포 표면에 드러난 단백질을 직접 알아보는 인공 수용체입니다.

TCR-T와 CAR-T의 개념 차이

TCR-T는 세포 내부 항원까지, CAR-T는 세포 표면 단백질을 인식한다.

🧩 TCR vs CAR 한 줄 차이: TCR은 세포 내부 항원까지 인식, CAR는 세포 표면 단백질만 직접 인식. CAR가 더 단순·강력하지만, 표적을 잘못 고르면 정상세포까지 공격할 수 있어 표적 선택이 매우 중요합니다.

RNA 시퀀싱의 발현량과 이미징을 근거로 처음엔 B7-H39를 노렸는데, 이미징 분석에서 간에 위험이 있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시스템 생물학 기반(예: SNIPR 시스템, 실험적)으로 타겟 선정을 다시 진행해, 정상 조직 대비 종양에서만 발현이 높은 더 “클린한 타겟”(예: PANX3)으로 옮겨 프로그램을 진행 중입니다. 데이터로 위험을 미리 발견해 방향을 튼 좋은 예입니다.

이미징으로 표면 단백질의 정상조직 발현(위험)을 미리 확인

전신 영상으로 표적 후보가 정상 장기(간 등)에도 발현되는지 미리 점검: 위험을 데이터로 먼저 발견한다.

5.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 병목이었다

섹션 제목: “5.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 병목이었다”

기술보다 더 인상적인 건, Sid가 자기 몸의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조차 싸워야 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병원마다 자기 조직 샘플을 받아내는 데 “incredible struggle at every hospital(병원마다 엄청난 분투)” 를 겪었고, 보관된 조직을 빼내기 위해 “forward deployed tissue extractors(현장 파견 조직 추출 인력)” 까지 동원해야 했습니다.

그가 던지는 비용의 모순은 특히 날카롭습니다.

“It costs $1B to get a drug approved. But it costs $1M to dose a single person.” : “약 하나를 승인받는 데는 10억 달러가 들지만, 한 사람에게 맞춤 치료를 한 번 투여하는 데는 100만 달러가 든다.”

“The FDA wants me to live.” : “FDA(미국 식약처)는 내가 살기를 바란다.”

그는 자신의 역할을 “치료법을 발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막힌 길을 뚫는 사람으로 규정합니다.

“I increasingly see my role as removing structural barriers: breaking down walls that prevent data, treatments, and technologies from flowing where they’re needed.” , “나는 점점 내 역할을 ‘구조적 장벽을 없애는 것’으로 본다, 데이터·치료·기술이 필요한 곳으로 흐르지 못하게 막는 벽을 부수는 일.”

“I’m the Kool-Aid Man breaking through the wall.” : “나는 벽을 뚫고 나오는 쿨에이드맨이다.” (벽을 부수며 등장하는 것으로 유명한 미국 광고 캐릭터)

데이터·치료·기술의 흐름을 막는 장벽을 없애기 위한 활동

그는 막힌 길을 뚫기 위해 데이터·치료·기술이 흐르도록 여러 회사·프로젝트를 직접 세웠다.

현재 그는 영상 검사상 암세포가 보이지 않는 상태(NED, No Evidence of Disease) 입니다.

“Today, thanks to the efforts of many people around the world and the support of my wife Karen, I currently have no evidence of disease.” : “오늘,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아내 Karen의 지지 덕분에, 나는 현재 암의 흔적이 없는 상태다.”

다만 이건 “완치 판정”과는 다릅니다: 보이지 않을 뿐,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그의 치료팀이 완화 이후 내건 모토는 이렇습니다: “Stay Paranoid(계속 의심하라)”. 재발 신호가 보이면 MRD 수치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응할 계획입니다.

🧩 MRD(미세잔존질환)란? 영상으로는 안 보이는 아주 미세한 암의 흔적을 혈액 속 종양 DNA 같은 걸로 감지하는 것입니다. “눈에 안 보여도 로그에 남는 미세한 에러” 를 모니터링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는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 GitLab CEO에서 Executive Chair로 물러났고, 동시에 새 소프트웨어 회사(Kilo Code)를 시작했으며, 비슷한 처지의 환자를 돕는 벤처에도 관여하고 있습니다. “I’ll talk to anyone, I’ll go anywhere, and I can be there anytime(누구와도 이야기하고, 어디든 가고, 언제든 갈 수 있다)” 는 그의 말처럼요.

7. 그래서, 이게 우리와 무슨 상관인가

섹션 제목: “7. 그래서, 이게 우리와 무슨 상관인가”

해설자 Elliot Hershberg는 Sid를 “미래 암 치료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초기 증거” 로 봅니다. 마치 전설적인 NBA 농구 선수 매직 존슨이 HIV10를 안고도 오래 살아남으며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가 됐던 것처럼요. 그는 언젠가 검진부터 완치까지 약 17.5만 달러 수준의 “소비자 종양학 플랫폼”이 가능해질 거라고 전망합니다: 지금의 표준 치료보다 훨씬 싸게요.

물론 Sid의 자원은 보통 사람의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가 진짜로 보여주는 건 돈이 아니라 흐름입니다. 이 사례에서 우리가 가져갈 가장 중요한 한 문장:

건강할 때 미리 시퀀싱 데이터를 확보해두면, 정작 병이 생겼을 때 “정상인 나”와 “병든 나”를 비교 분석하기가 훨씬 정확해진다.

Sid는 병이 생긴 후에야 데이터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정상 상태”와 비교할 때 자기 데이터가 없어 외부의 평균 데이터(레퍼런스) 를 빌려 써야 했고, 거기서 오차(바이어스)가 생깁니다. 혈액 기반(PBMC) 싱글셀 데이터도 만들었지만, 섬유아세포처럼 특정 조직에만 있는 세포는 결국 조직 생검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조직 생검은 수술을 동반하니, 건강할 때 미리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한계도 함께 드러납니다.

개발자가 본인과 가족의 데이터를 미리, 직접 다룰 수 있다면, 이 빈틈을 조금이나마 메울 수 있을지 모릅니다. 다행히 시퀀싱 비용은 충분히 내려왔습니다: 벌크 RNA 시퀀싱은 수십 달러대, 전장유전체 시퀀싱도 수백 달러대까지 왔습니다. 더 이상 거대 연구소만의 일이 아닙니다.

8. 다음: 우리는 무엇부터 배우나

섹션 제목: “8. 다음: 우리는 무엇부터 배우나”

Sid의 치료가 전부 시퀀싱에서 출발했으니, 우리도 데이터부터 배웁니다. 어렵게 느껴지는 것부터가 아니라, 가장 직관적인 것부터 차근차근 갑니다. 이 핸드북이 잡은 학습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벌크 RNA-seq ← 다음 세션. “유전자가 얼마나 켜져 있나(발현량)“가 가장 직관적입니다. (Sid의 ⑤ MDM2 사례가 바로 이것!)
  2. 싱글셀 RNA-seq: 세포 하나하나 보기 (①③의 기반이자, 89% vs 19% 그 수치의 출처)
  3. 전장엑솜(WES): 단백질을 만드는 부분의 변이
  4. 전장유전체(WGS): 유전체 전체
  5. (이후) 스페이셜 트랜스크립토믹스 / 메타게놈: “어디서” 발현되는지까지

각 데이터마다 ① 데이터 개요(정의·생성 방식) → ② 주요 분석 흐름 → ③ 결과 해석과 의사결정 연결을 다루고, Sid 사례의 해당 치료를 실제 예시로 잇습니다. 개념 설명에 그치지 않고, 직접 데이터를 열어보는 개별 실습도 함께 진행합니다.

  1. T세포(T cell): 면역계의 핵심 백혈구. 몸속을 순찰하다 감염되거나 암으로 변한 세포를 알아보고 직접 죽이는, 말하자면 상시 도는 “보안 프로세스”입니다. 이름의 T는 이 세포가 성숙하는 기관인 흉선(thymus)에서 왔습니다. 종양 안에 T세포가 많다는 건 면역이 암을 공격하러 들어와 있다는 신호라, 이 비율이 오르면 치료가 듣고 있다는 뜻입니다.

  2. FAP(섬유아세포 활성화 단백질, Fibroblast Activation Protein): 암을 둘러싸 보호하는 섬유아세포(CAF) 표면에 유독 많이 나오는 단백질. 암세포 자체가 아니라 그 “보호막”에 붙은 표지라, 여기에 방사성 물질을 실어 보내면 보호막 세포만 골라 없앨 수 있습니다. (→ ①에서 자세히)

  3. 네오항원(neoantigen): 암세포에만 생긴 변이 단백질 조각. 정상세포엔 없어서, 면역세포에게 “이 얼굴을 한 놈을 잡아라”라고 알려주는 수배 전단 역할을 합니다. (→ ②에서 자세히)

  4. TCR(T세포 수용체, T Cell Receptor): T세포가 표적을 알아보는 “인식 안테나”. 암을 잘 알아보는 T세포를 찾아내면, 그 TCR(=인식 규칙)만 복제해 건강한 T세포에 이식해 대량으로 투입할 수 있습니다. (→ ③에서 자세히)

  5. MRD(미세잔존질환, Minimal Residual Disease): 영상으로는 안 보이는 아주 미세한 암의 흔적을 혈액 속 종양 DNA 등으로 감지하는 것. “눈에 안 보여도 로그에 남는 미세한 에러”를 모니터링하는 셈입니다. (→ 6장에서 자세히)

  6. MDM2: 세포의 대표 “브레이크” 단백질인 종양 억제자 p53을 억눌러 없애는 유전자. 이게 과도하게 켜지면(과발현) 브레이크가 계속 풀린 상태가 돼 암이 자랍니다. Sid 사례에선 RNA-seq에서 이 발현량이 비정상적으로 튀어 표적이 됐습니다. (→ ⑤에서 자세히)

  7. 병리염색(pathology staining): 조직 절편에 색을 입혀 세포·단백질의 위치를 현미경으로 눈에 보이게 하는 검사. 특정 단백질에만 달라붙는 항체로 염색하면(면역염색), 그 표적이 종양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지도”처럼 확인할 수 있습니다.

  8. 클린 타겟(clean target): 정상 조직엔 거의 없고 종양에서만 도드라지게 발현되는 표적. 표적을 이렇게 “깨끗한” 것으로 골라야 치료가 암만 때리고 정상세포는 건드리지 않습니다. (→ ⑥에서 자세히)

  9. B7-H3(CD276): 여러 암세포 표면에 흔히 나타나 면역치료(CAR-T 등)의 인기 표적으로 꼽히는 단백질. 다만 정상 조직에도 일부 존재하는 게 문제라, Sid 사례에선 이미징에서 간(liver)에도 발현돼 위험 신호가 잡혔습니다: 앞의 “클린 타겟”이 못 됐던 셈입니다.

  10. HIV ≠ 에이즈(AIDS). HIV는 면역세포를 공격하는 바이러스(원인)이고, 에이즈는 그 HIV를 치료하지 않아 면역이 무너진 말기 질환 단계(결과)입니다. 항바이러스제로 HIV를 억제하면 감염자여도 에이즈로 진행하지 않고 오래 살 수 있습니다: 매직 존슨이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